2-5. 대초벽(大峭壁 3,187m) ~ 배운산장(排雲山莊 3,402m) : 1.5km/1시간
대초벽 50m 절벽 바위에 박힌 조개껍질을 확인하고 9분 후에 6.0km나무 말목을 만난다. 짧은 나무 계단길을 거쳐 평탄해진 등로에 들어서자 백목림에서 바라보았던 삼나무 고목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는데 산끝 능선에는 여전히 가스가 진을 치고 있어 아쉬움이 베어 온다.
7km 나무 말목을 지나는데 삼나무 아래로 무성히 자라고 있는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 72번째 다리를 발견 한다.
이제 10개의 다리만 남아 있을 뿐인데 등로 좌측으로 졸졸졸 흐르는 물이 등장한다. 계곡이란 표현을 쓰기에는 수량이 적은데 그나마 이물은 수질이 나빠 마실 수 없다. 아무 산에서나 물만 만나면 거의 다 음용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산에 대하여 자부심이 절로 생긴다.
8km 나무 말목을 지나며 다시 한 번 평탄한 등로를 만나는데 아내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일행들은 저만치 앞서 갔고 친구 봉현이 묵묵히 아내의 뒤를 받치며 묵언의 응원을 보내주니 나는 앞에서 끌고, 봉현이 뒤에서 밀고 가는 형국이다. 잠시 후 삼나무 숲 사이로 목적지인 배운산장이 빼꼼히 모습을 보여 준다.
드디어 마지막 82번째 다리를 만나는데 갑자기 차거운 냉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이제까지는 은근히 땀을 나게 할 정도의 온도를 보여주던 것이 배운산장을 코앞에다 둔 마지막 오름길에서 한기까지 느낄 정도로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 것인지 지금도 의문점을 해결하지 못하였다. 그 냉기에 땀을 말리며 마지막 나무계단길을 통해 배운산장을 만나면서 오늘 트레킹을 마치게 되었다.
산장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산장에는 세 개의 건물이 있는데 옥산 서봉 방향의 좌측 첫 번째 건물은 직원들 숙소 및 휴게실, 중앙의 본 건물이 산객들에게 내어 준 공간이고, 그 우측으로 옥산 주봉 방향에 마지막 건물은 화장실로 이용되고 있으며 한쪽은 창고로 이용 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 마지막 건물을 지나면 저수탱크가 있고 그곳을 지나치면 옥산 주봉을 오르는 등로로 이어진다.
배운산장 건물 주위로 넓은 공간은 없고 나무 의자와 탁자를 몇 개 설치하여 산객들이 담소를 나눌 공간이 있는데 그나마 산객 숫자에 비하여 턱없이 좁은 공간인데 옥산에는 안부나 평탄한 공간이 전혀 없어 산허리를 깍아 조성한 것으로 추축되니 협소한 환경에 수긍이 간다.
배운산장(排雲山莊 3,402m)은 1843년 일본인들에 의해 최초로 건축되었고 1967년 및 2003년에 개축되었으며, 가장 최근인 2014년 7월 3년간의 공사 끝에 재개장 하였다.
배운산장 숙박 인원은 1일 90명이다. 그나마 외국인에게는 산장숙박은 하루에 20명으로 제한을 두며, 주말에는 아예 개방을 금하고 있는데 하루에 약 천명의 신청자가 발생하기도 한단다. 수용대상은 숙박 45일전에 추첨하고 30일전 통보과정을 거쳐 입산여부가 결정 난다.
만약, 배운산장 이용이 불가 할 경우 배운관림참에서 입산허가를 받아 당일 산행으로 옥산에 입산을 할 수 있으나 당일 산행 입산허가 조차도 하루 30명으로 제한하여 옥산을 하루에 오를 있는 인원은 하루에 단 120명 뿐이다.
즉, 옥산 정상을 오르기 위하여는
1. 배운산장 숙박추첨에 당첨되어 하고,
2. 만약 당첨이 되지 않을 경우 하루 산행 허가를 받아 당일로 산행을 해야 하며,
3. 입산 불허시에는 아예 출발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산객들이 머무는 본 건물은 2층 구조로 건축되었는데 1층은 식당과 화장실 등의 공용 공간으로 사용되고, 취침실은 2층에 있었는데 한방에 약 16명 내외 정도로 수용을 할 수 있었다. 각 방은 2층 침대 구조로 마루바닥에 스치로폼을 깔아 냉기와 쿠션감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1층에서 2층을 오르내리는 사다리는 철물로 만들어져 오르내리기가 매우 불편하였으며 그 외에 모든 시설물도 2014년에 개축된 것에 비하면 내부 시설과 환경 모두 나의 기준에는 미달하였다.
특히, 배운산장의 물 사정이 압권이였다. 대만 전체의 국토가 현무암지질로 생수를 마실 수 없는 형편으로 이곳 산장에서는 하루에 3번 끓인 물을 온열통을 이용하여 제한적으로 공급해 주고 있었으나 늦게 움직이면 물이 바닥나 물공급을 하는 다음 시간까지 기다려야 했고, 침구류는 침남을 제공하여 주고 있으나 전날 머물렀던 산객이 사용했던 것을 세탁 없이 그대로 사용해야 했으며 베개는 없었다.
그리고 산장에서의 침구는 침낭이 제공되는데 여름철이라도 고산답게 추위에 대비하여야 하는데 얇은 우모복 등 동계용 자켓 1벌 정도는 준비하여야 하며 겨울철에는 아이젠 등 동계장비가 필수이다.
▼ 14:50분 7km 나무 말목
삼나무 하부에 자라고 있는 조릿대가 무성한데 잛은 나무계단길을 만난다.
이 대목에서 옥산의 삼나무와 조릿대를 잠시 조명해 본다.
* 옥산의 삼나무와 조릿대는 해발 3,500m부근(배운산장~정상 아래 수목한계선 범위내)에 자생하는 삼나무를 "냉삼"이라하고 비교적 하단부에 자생하는 것을 "철삼"이라고 부른다. 이리 부르는 삼나무 숲의 하층부에는 "전죽"이라는 조릿대가 밀생하는데 그 키가 최대 4~5m 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 툭 튀어나온 바위를 쪼개 등로를 만들고 안전시설을 설치한 장면인데 뒤로는 고사목이 잘 어울린다.
▼ 곧이어 평탄한 등로가 등장하며 조망이 확트이는데 가스는 여전하였다.
===> 동영상 추가요!!
▼ 15:13분 7.5km 나무말목을 지나고,
▼ 나무다리로는 10개만 남아 있다.
▼ 등로 좌측으로 졸졸흐르는 물을 만나지만 이 물은 식수로 불가능하다.
대만의 지질이 모두 현무암으로 물의 성분도 그에 따라 이것을 마시면 급방 탈이 나게 되어있다.
▼ 15:37분 8km 나무말목을 지나니 고지가 눈앞이건만 아내의 발걸음은 천근만근 이동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 15:46분 삼나무 숲가지 사이로 배운산장이 모습을 들어내는데,
▼ 15:46분 82번째 나무다리
드디어 마지막 다리인 82번 다리를 지나는데 차가운 냉기가 전신을 휘감는다.
이 다리를 경계로 무엇이 있길래 이리 온도차이가 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계곡이 있는가 하여 둘러 보았지만 이리 온도가 급격히
바뀌는 연유를 알아 내지 못하였다.
▼ 배운산장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인 돌계단길을 만나자 아내의 발걸음은 더욱 쳐지는데,
▼ 친구 봉현이 묵묵히 뒤를 따르고 있다.
이 친구는 항상 그냥 말없이 이리 산행을 하는데 나는 한 걸음 앞서서 목적지가 코앞이니 어서 오라고 바라만 본다!!
▼ 14:02분 배운산장
드디어 목적지인 배운산장에 올랐다. 탑탑가 안부에서 6시간 18분이 소요 되었으니 예상보다 조금 늦어 졌는데
산장앞 벤치에 않아 우리를 기다리던 대만인 연인 한쌍이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 준다.
첸과 줄리아이다!!
▼ 우선 산장앞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탐색해 보았다.
▼ 산장내부에는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했고 아내는 들어 서자 마자 온수통에서 따끈한 물한잔으로 산행의 피곤함을 식어 낸다.
▼ 1층 식당 모습이고,
▼ 현관 바로 옆에 있는 신발장 모습인데 이곳에서 제공되는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 다시 외부로 나와서,
▼ 본 건물 우측 그러니까 주봉 방향에 독립된 건물이 한채 있는데 화장실과 한쪽은 창고로 사용되는 듯 하다.
화장실은 본건물 1층에도 있었으나 지저분스러웠고 이 독립건물의 화장실은 비교적 깨끗하였다.
▼ 이정표가 탑탑가 안부, 옥산 주봉, 서봉을 가리키고 있다.
서봉(3,518M)은 배운산장에서 2.2KM 거리에 있으며 정상은 숲으로 조망이 없다하고, 정상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조망터가 나온다 하는데 산장에 일찍 도착할 경우 배운산장에서 왕복산행 가능하다. 서봉을 다녀 오려면 상동포의 동포산장에서 1박을 하고 산행에 나서야 하는데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동포산장의 환경은 매우 열악한 실정으로 가급적 이곳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서봉 방향으로도 독립된 건물이 한동 있는데 이 건물은 산장직원들의 숙소와 휴게실 그리고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었다.
▼ 여전한 가스는 도무지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 산행가이드로 부터 입실 확인증을 받아 다시 실내로 들어가 2층 침실칸으로 이동했다.
▼ 2층 침실칸 복도 전경!!
우리는 좌측 맨끝방을 배정받았는데 각방 앞에는 사물함이 있어 이곳에 여분의 짐을 보관할 수 있었고,
옥산 주봉등정시에도 산행에 필요한 필수 장비 이외의 것은 여기에 보관하였다가 하산시 회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 침실 칸 내부 모습!!
대만 현지인, 서양인, 일본인이 모두 구분없이 마치 하나의 민족처럼 함께 하룻밤을 지내야 한다.
복층 구조의 침대구조인데 바닥에는 약 2mm의 스치로폼을 깔아 놓았고 2층에 오르내릴 때는 사진상의 철제 계단을 이용하는데
저것이 미끄러워 손에 감기지 않아 위태로운 형국으로 매우 불편하였다.
▼ 대충 짐정리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니 가스가 걷혀 있었다.
옥산 남봉에서 흐르는 능선을 제대로 만나는 순간이 되겠으나 주봉의 모습은 여기서 조망이 불가하였다.
▼ 서봉방향에 있는 직원 숙소 건물 전경!!
▼ 서봉 이정표가 으슥한 곳에 설치되어 있었고,
▼ 다시 한번 남봉 능선을 조망하는데 드문드문 산객들이 서봉을 만나고 배운산장으로 되돌아 오고 있었다.
눈치가 보여 이곳에서는 도저히 대사를 치룰 수가 없었다.
▼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옥산 주봉 들머리를 확인한다.
담배 피울 장소를 기웃기웃하다가 드디어 성공!! 이곳에서 드디어 대사를 치루게 되었다.
▼ 산자에서 사요되는 용수를 공급하는 물탱크인데 수원지를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아마도 지하수를 끌여 올려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해 보았다.
▼ 다시 2층의 실내 침실칸 모습이다.
여기서 짐을 정리하고 잠시 대기한 후,
▼ 17시 정각 저녘식사
1층 식당으로 내려가 저녘식사를 시작하였다.
가이드에게서 받은 식권을 내면 직원들이 반찬 하나에 한 명씩 서서 산객들에게 배식을 하는데 정해진 양만 주고 추가는 없었다.
더 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듯 하였지만....
▼ 내 밥그릇 모습이다.
밥과 닭고기와 야채 몇가지 그리고 미역 같은 해조류로 긇여낸 국인데 그냥 소금국이다.
닭고기는 그런데로 먹을 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온기가 사라지면서 느끼해 지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명호와 처, 처형 세명은 그것들과는 무관하게 모든 음식을 싹 비워 낸다.
음식문제로 고민을 하다가 라면을 끓이려 하였으나 명호가 빠트리는 바람에 한국에서 라면을 준비하지 못하고 가의시에서 대만라면을 준비하였으나 이것도 우리 입맛에 맛지 않아 괜한 코펠과 버너만 지고 올라온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쩝!!!!!!!
▼ 식당에 붙혀진 공지사항인데 밥한끼에 300불이다.
그러면 한화로 약 360,000원이라는 이야기인데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우리는 여행사에서 모든 예약을 해 주었기에 배운산장의 숙박비와 식비가 얼마인지 알 수가 없었다.
추후 여행가이드에게도 문의하였지만 그도 모른다 하였으니...
왼쪽에는 식수공급에 관한 사항인데 물을 공급받으려면 저 시간에 맞추어야 했다.
물 공급시간이 조금 지나면 뭍통은 요란한 소리만 낼 뿐이다.
▼ 18시 1차 취침 도전(사진 : 테블릿 pc에 열중하고 있는 옆자리의 서양인인데 일행 없이 단독산행으로 온 듯 하였다.)
식사후 할일이 없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옆방에서 들려오는 고성으로 마냥 괴롭기만 하였다.
서양 여자 하나가 왠 목소리가 그리 큰지 난리부르스다!! 모두가 괴로움에 한마디씩 다 하지만 누가 나서서 제지를 하지 못하고 인내의 시간을 보낸다.
▼ 요란한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 거사를 치루기 위하여 다시 한번 도전했다.
옥산 주봉 방향의 아까 그곳 이였는데 이런 이런 저녘노을이 한창이다!!
저녘 노을, 초생달과 샛별 그리고 옥산의 구름이 함께 어우러진 한편의 다큐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다.
거사를 치루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풍광이였다.
<배운산장에서 하룻밤 보내기>
산행 가이드의 안내로 배정 받은 2층 침실 칸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복도 맨 끝 좌측 방을 배정 받았는데 일행 8명중 4명은 1층, 4명은 2층이다. 먼저 입실한 김 명호와 처, 처형이 1층에 진을 치고 않아 있으니 산행가이드를 1층에 머무르게 하고, 대만 현지인 두 명을 비롯한 나머지는 자동으로 2층이다.
한편, 침실 바로 앞 복도에는 배낭을 보관하는 짐칸이 있다. 옥산 주봉에 도전 할 때에는 그 짐칸에 여분의 짐을 보관해 두고 필수 장비만 갖고 주봉에 오르면 된다.
2층으로 오르는 방법은 직각으로 설치된 철제 사다리를 타고 넘어야 하는데 이넘이 미끄럽고 촉감이 최악이며 오르내리기가 심히 부담스럽고 위험하다. 마룻바닥에는 약 2mm 내외의 스치로폼을 깔아 놓았으며 각자에게는 침낭을 대여 해주고, 베개는 없었기에 갖고 간 의류, 수건 등으로 임시베개를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침낭은 누군가 전날 사용했던 것을 건조 없이 그냥 물려받아 사용하는 눈치이니 조금 꺼림직 하지만 별 수 없다. 물 사정이 좋지 않으니 산객들은 샤워는 엄두도 못 내고 고양이 세수만 할 뿐이다. 고산에서는 어차피 샤워는 물론이요 머리 감기 조차도 금기사항이다.
잠시 후 식사 시간이 되어 1층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메뉴는 닭고기 덮밥에 나물 몇 가지 그리고 미역 비스므레 한 것으로 끓인 국인데 이것을 직원들이 일일이 배식판에 담아 준다. 국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모든 음식은 더 먹고 싶어도 주는 만큼만 만 먹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음식에는 향신료가 첨가 되어 있었고 닭고기는 먹는 도중에 식어 버리는데 식은 만큼 기름기가 느끼하게 다가와 먹는둥 마는둥 간신히 허기만 면하는 수준으로 저녘을 마치었다.
식사 후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좀 이른 시간이었다면 서봉을 다녀왔을 터인데 우리에게는 그 시간이 허용되지 않았으니 침상에 누워 비비적거리다가 잠을 청해 본다. 그러나 칸막이 볔 너머에서 들리는 서양인 여자의 고성방가로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욕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다가 담배를 한 대 피우기 위하여 서봉 방향의 직원 숙소 뒤편 음산한 곳을 찾았으나 서봉을 다녀오는 산객들이 제법 많다. 이들은 아마도 탑탑가 안부에서 출발을 일찍 한 모양이었다. 하는 수 없이 옥산 주봉방향으로 조금 올라 가보니 전망 좋은 곳이 있어 그곳에서 흡연의 기쁨을 만끽해 본다. 대만인 흡연가를 만나 “몰래 흡연”의 도취에 함께 빠져 본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인가?? 아리산 방향으로 저녘 노을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저녘 노을과 더불어 초생달과 샛별 그리고 구름이 어우러진 한편의 다큐를 관람하게 된 것이다. 잠자리에 들어 누운 일행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베어 들었다.
8시도 아니 되어 다시 잠을 다시 청해 본다. 그러나 고소에서 오는 불안정과 잠자리의 불편함으로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밤새 선잠을 자게 된다. 봉현과 명호는 고소증세로 복통과 두통을 호소하다 10시쯤 그 둘은 밖으로 나가 바람도 쏘이고 온다. 그러니 그들은 나보다 더 잠을 자지 못했다. 11시쯤 중 갈증으로 1층의 급수 통으로 내려갔는데 물이 동났다. 산행 출발 시간이나 되어야 물의 공급이 이루어지니 물 마시기는 틀렸다. 하는 수 없이 외부로 나가 바깥 공기를 쏘이며 본 하늘에는 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잠시 후 만날 옥산 주봉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상승된다. 다시 잠자리에 누워 고소증세로 수분 공급을 위하여 일찍 움직인 봉현이 받아 놓은 물을 받아 마시는데 쇠 냄새가 역하게 베어 나온다. 도저히 마실 수 가 없었다.
한편, 봉현은 고소증세를 이기기 위하여 쇠냄새 나는 이 물을 밤새 마시고 다음날 복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잠깐 잠깐 잠이 들지만 곧 깨고 마는 현상을 밤새워 반복하다가 2시가 넘어서 산행가이드의 신호로 침낭을 정리하며 옥산 주봉 산행을 준비한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여 몸이 천근만근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고소에서 오는 불편함으로 숙면을 취하는 산객들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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