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항 방파제와 경제이야기>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국가다.
국토 외곽 동쪽에는 독도, 남쪽에는 마라도, 서쪽에는 백령도, 남서쪽에는 가거도가 있으며,
그 섬들은 우리나라 국토의 경계가 된다.
그중에서도 가거도(可居島)는 ‘가히 사람이 살 만한 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국토 최서남단에 위치한 특성상 지리적, 외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가거도에는 '가거도항과 1구 대리마을'이 본래 천연몽돌 해변이 항구의 기능을 하면서
(주 : 대리 마을 모습은 방파제가 조성되며 몽돌해변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한 것이다)
가거도 어선들의 정박과 피난처 역할을 해내고 있었으며,
1970년대 후반 동중국해로 조업 나간 어선들의 보급기지 및 피항지로
국가 어항이 되면서부터 방파제의 역사가 시작됐다.
정부는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주민들의 재산보호와 안전을 위한
방파제 공사를 1979년부터 실시해 2008년에 완공했다.
하지만 완공 이후 1987년 쎌마, 2000년 프라피룬, 2002년 라마순 등의 태풍이 가거도를 다시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는 견고한 성벽과도 같은 슈퍼 방파제를 2013년에 재착공하여 준공되었다.
가거도 방파제 공사는 입지조건상 해역 조건에 부합하게 건설하기 힘든 공사로
국토 끝단의 국토수호라는 목적으로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하게 된 것이다.
후배인 김재빈도 가거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수시로 이 방파제 이야기를 했었는데
파도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방파제를 지키고 있는 테트라 포트가 마을 앞까지 떠밀려 오기도 했었단다.
삼발이라 불리기도 하는 테트라 포트는 약 64톤의 무게로, 1개당 제작 단가가 740만 원 정도라 한다.
직사각형 시멘트와 철골로 이루어진 구조물인 큐브 블록은 무게가 무려 108톤이며
큐브 블록 제작비가 무려 1천만 원이란다.
이런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파도에 휩쓸려 버린다니 태풍의 힘이 새삼스러워지는데,
가거도 최초의 방파제 공사는 1979년 ~ 2008년까지 1,300억 원을 투입하여
삼부토건이 방파제를 조성하면서 근 30년 동안 가거도의 경제를 이끌어왔다.
삼부토건이 떠난 지 3년 만인 2011년 태풍 '무이파'와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전체 480m 중 280m 구간이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후 정부는 100년 주기 초대형 태풍을 견딜 수 있는 ‘최고 성능의 슈퍼 방파제’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뒤
2013년부터 1,6201,620여 억 원을 투입해 복구공사를 진행했고 이는 삼성물산이 맡았다.
그런데 이 삼성물산이 공사비를 부풀려 2023년에 검찰에 고발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런 국책사업 공사가 이 자그마한 섬에서 시행되면서
수많은 인부들이 육지에서 들어와 가거도 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을 터인데
공사가 완료된 이후 이런 특수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으니 지역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한다.
공사기간 중 인부들이 퇴근 후 인근 숙박업소에서 숙식을 아니할 수 없었을 것이고,
식당 등에서 일과의 고단함을 소주 한잔으로 풀었었을 터이니
이는 가거도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가거도는 국가의 많은 지원과 관심으로 슈퍼방파제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24시 응급진료보건소, 우체국등 기초생활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는 1,600여 명까지 기록되어 있는 인구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한다.
<가거도항 ~ 간여(무인도) 이동경로>
자그마한 섬 가거도!!
가기 힘들다고 소문난 이 가거도를 찾는 이들의 목적은 2가지로 분류된다.
1번 째는 예로부터 강태공들이 낚시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었고,
2번 째는 최근 들어 독실산을 목표로 한 산객들이 찾아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도 그 2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어제 그 목적을 이루었으니 나머지는 별로 할 일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은 함께 입도한 6명 모두 가거도항에 인접한 무인도로 이동하여
천렵(?)을 하기로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배를 태워주어야 할 후배 김재빈의 친구가 목포로 나갔다는 것이다.
하여, 여기저기 다른 배를 수소문해 보는데 사전예약이 없었으니 배 구하기가 언감생심이었다.
지난밤까지도, 심지어 오늘 아침 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배편이 구해지지 않아 허탈해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는 동해민박 사장님의 말을 듣고
아침식사 후 민박 집 방 안에서 건덩건덩 하고 있던 차에 빨리 준비하고 가잔다.
이는 동해민박 사장님께서 특단의 조치로 어부생활을 하고 있는
본인의 친동생에게 반 강제성으로 우리의 이동을 부탁한 결과물이었다.
이 어선의 선장님은 밤새 통발작업을 하고 귀항하여
아침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형의 명령을 거절하지 못한 채
우리 이행을 무인도까지 이동시켜주게 된 것이다.
▼ 가거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동해민박 바로 앞에 있는 선창가로 아침공기를 쏘이로 나가 보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가거도의 유래를 새긴 표지석과 유공자 네 분의 희생을 기리는 흉상을 만나는데
이 네 분은 해양경찰관 신분이었던 박동흠, 최승호, 장용훈, 박근수 님으로
2015년 3월 가거도에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여 헬기이송 도중 사고로 순국하신 분들이었다.
▼ 그 4분의 동판 얼굴 모습을 가거 1구 어디에서나 올려다 보이는 회룡산을 배경으로 확인해 보았다.
▼ 인근에는 '대한민국 국토관문'이라는 안내석도 자리하고 있었다...
▼ 어렵고 힘들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조성한 선창가 모습이다.
예전에는 이곳이 모두 몽돌해변이었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을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한편에서 동네 어르신이 낚시를 하시고 계셨다.
대상어종은 학꽁치였다.
그런데 보아하니 이거 완전 물 반 고기반 아닌가??
바늘에 크릴새우를 끼워 던지면 학꽁치들이 줄지어 서서 먹잇감을 노리고 떼를 지어 몰려드는 것 아닌가??
낚싯대를 드리우면 먹잇감을 노리고 몰려드는 학꽁치들의 움직임까지 훤히 다 내려다 보이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나와 현홍도 호기심이 일어 낚싯대를 빌려 서너 마리씩 손맛을 보게 된다.
▼학꽁치 하면 예로부터 남성들에게 좋다는 소문난 녀석이 아니던가??
쿨러에 조금씩 쌓여 가는 노획물이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 비린내를 맡고 어디선가 나 홀로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중대백로도 잔치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가거도는 섬 전체가 일급 낚시 포인트로 농어, 우럭, 돔 등 대어들이 사는 곳으로 낚시꾼들에게는 로망의 섬이며,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하게 되면 수심에 따라 다양한 바닷속 풍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 한다.
▼ 일행 모두 채비를 준비하며 학꽁치 습득에 열심인 모습!
▼ 잠시 학꽁치 와의 놀이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주목적은 무인도가 아니던가??
헌데, 아침식사 때까지도 배가 없단다...
동해민박 사장님께서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어떻게 하든 해 볼 테니 기다려 보라신다.
이 때까지만 해도 몰랐었다.
하다 하다 안되면 본인의 친동생을 호출할지 말이다...
▼ 아침식사 후 방 안에서 넋 놓고 있다가 갑자기 출발하자는 소리에 허둥지둥 옷가지를 챙기고 어선에 오르기 바빴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를 내며 출발한 어선은 섬등반도 방향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 지나는 길에 '가거 8경' 중에 하나인 '기둥바위' 앞을 지나기도 한다...
▼ 그리고 넓디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드문 드문 형성된 무인도 섬들이 등장하는데
저 섬들은 낚싯꾼들이 가장 좋아라 하는 "여"를 형성하여 물고기들을 불러 모아 주고 있겠다.
▼ 우리를 옮겨 주는 어선은 어느덧 섬등반도와 마주 하는 위치까지 이르게 되고,
▼ 여러 개의 무인도중 이 섬에 상륙시켜 주는데 지도를 확인해 보니 "간여"로 표기되어 있었다.
▼ 인근해역에는 그물 작업을 하고 있는 어선도 있었으니 이곳이 물고기들이 많이 모이는 명담터임을 확인시켜 준다.
▼ 파도에 흔들거리는 배에서 어렵사리 무인도에 하선을 하여 보니 섬등반도가 바로 지척에 위치해 있고,
어제 올랐었던 독실산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김 재빈 삼 형제는 칼과, 그물망을 준비하여 각자 헤어져 작업에 돌입하고
한 분은 낚싯대를 드리우나 의외로 조류가 쎄게 흘러 채비가 안착되지 아니하니
오늘 낚시는 물 건너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삼 형제의 숙달된 몸짓과 현란한 솜씨로 이내 짭짤한 수확물을 확보하게 된다.
▼ 보말과 홍합으로 부르는 '섭'을 넣고 끓인 라면은 참으로 꿀맛 이었다!!
20대 때 온 가족이 여름 피서로 홍도를 찾았을 적에 경험했던 이래로
무인도에서의 홍합 채취 경험은 오늘로 그 두 번째를 기록하게 된다.
▼ 이제 무인도에서의 채집을 마치고 가거도항으로 귀항을 하게 되는데
열심으로 작업을 한 3형제의 손에는 바위에 부딪혀 여기저기 훈장을 달고 서로 그 흔적을 자랑하며 무용담을 토해낸다.
▼ 바다에서 바라본 회룡산 모습이다.
가거도 제1봉이 독실산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저 회룡산이 훨씬 더 가깝게 있어
어쩌면 여기 있는 각급 학교의 교가 가사에는 저 회룡산이 들어 있지 않을까 싶어 진다.
우리나라 초, 중, 고교 학교의 교가에는 산 이름이 빠지지 않으니 말이다.
▼ 어제 가거도항에 입항할 때에는 확인을 하지 못했었던 장군바위도 만나게 된다.
가거항에 내리면 우측에 큰 바위가 우뚝 서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장군바위'가 되겠고
그 넘어가 몽돌해변으로 불리는 '동개 해수욕장'이 자리 하고 있다.
▼ 하선을 하여 동해민박으로 가는 도중 목포에서 왔다는 어린 남매가 곤충채집을 한다 하는데
그 모습이 하도 천진난만하고 정겹게 다가와 양념 삼아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 보기도 한다.
▼ 수확물을 정리한 후에...
▼ 동해민박의 차량으로 이동을 하는데 지금부터 우리는 동개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참고로 동해민박에는 차가 3대나 있어 산행, 마을관광 등 그 용도에 따라 운행을 하고 있었다.
▼ 장군바위를 지나 비포장 길을 잠시 지나면 '김부련 하늘공원 암벽체험 길'이라는 곳을 만나게 된다.
방파제 공사를 위한 토석골재를 공급하기 위하여 산을 깎아 골재를 이곳에서 직접 공급을 하였고,
그 후 이 채석장의 흠집을 복구하여 암벽 체험길로 조성했다고 하는데
공원명칭은 이 고장에서 출생하여 4.19 혁명 때 순국하신 김부련 열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란다.
(아래 사진상 좌측)
▼ 현지인들은 대부분은 몽돌해변이라 부르는 동개 해수욕장 모습이다.
의외로 강풍이 불어오는데 아마도 장군바위로 인하여 골이 조성되었고 그 골로 바람이 불어오는 모양새였다.
청정한 바닷색깔에 자갈을 들고나갈 때마다 들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삼겹살에 '섭'을 구워 소주 잔을 기울이게 된다.
▼ 삼겹살 & 홍합 굽기 작전 1. 우선 돌을 걷어 내어 웅덩이를 만들고
▼ 작전 2. 그 웅덩이에 번개탄을 투입하여 불을 붙이고,
▼ 작전 3. 불붙은 번개탄 위에 돌로 덮개를 쌓은 후에...
▼ 삼겹살과 홍합을 순서대로 구워 먹는다!!
기름이 쫘악~~ 빠진 삼겹살 맛은 누구에게나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녀석이 되겠다.
▼ 저물어 가는 해를 끝으로 우리의 먹파티도 끝나는데 해변에는 중국에서 떠 밀려온 흔적이 뚜렷하고,
가거도 항 등대에 불이 들어오면서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 그리고 또 먹는다!!
동해민박에서 차려 준 저녁식사 자리에는 항상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
▼ 식사 후 어제 들렸던 가거도 유일한 카페 '달뜬목'에서 마무리를 하면서 가거도 둘째 날 밤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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