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 살기’를 시작하신 누님이 나에게 제주 관광하고픈 곳을 선정하라 하였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을 미리 갔다 오게 되면 흥미가 반감되니 내가 가고파 하는 곳을 남겨 두겠다는 계산된 계획이었다.
누님의 제안을 받고 나는 우선적으로 마라도와 성산일출봉을 계획했었다.
제주 여행을 여러 번 했었지만 대부분이 한라산 백록담 산행위주의 여행이었던지라 정작 제주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마라도와 성산일출봉을 한번 도 만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윗세오름 트레킹으로 걸음을 많이 걸었으니 마라도는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성산일출봉부터 찾아 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밤부터 추적추적 내린던 비는 새볔 무렵에 그치었지만 짙은 안개는 걷히지 않아 성산일출봉은 뒤로 미루고 인근에 위치한 섭지코지 탐방을 우선하였었다.
섭지코지 탐방을 마친후에도 안개는 사리질 낌새조차도 없었다.
하여, 인근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던 누님이 “혼인지”를 추천한다.
혼인지 입구에 있는 ‘방글방글’이라는 음식점 간판에 ‘성게’라는 단어에 유혹당하여 성게비빔밥과 성게 칼국수로 점심을 떼우고 혼인지를 찾아 가게 되었다.
혼인지(婚姻地)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혼인지로 39-22 )
제주 세 신인 전설에 등장하는 삼신인과 벽랑국 공주가 혼인을 올린 곳이 혼인지다.
혼인지 안에는 결혼식장으로 사용되었던 연못과 그 옆에 신방굴이 있다.
굴은 안쪽으로 세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삼신인이 각자 신방을 꾸렸다고 추정된다.
벽랑국 공주가 남긴 상자가 떠내려온 바다는 혼인지와 가까운 온평리 바다이고,
이 바다는 삼신인이 결혼 상대를 보고 기쁨에 찬 마너지 소리를 질렀다고 전해져 '화성개', '쾌성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당시 노을 덕에 바다가 황금빛으로 빛나 '황루알'이라고도 부른단다.
혼인지에서는 매년 10월 삼신인과 공주가 혼례를 올린 신화 속 내용에 대한 축제가 열리고, 황루알부터 혼인지까지 거리 퍼레이드가 식전 행사로 펼쳐지고, 삼신인과 벽랑국 삼공주의 결혼식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어 제주 신화를 아이, 어른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혼인지에 대한 설명만으로는 제주설화에 부족함이 있어
이곳에 삼성혈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올려 본다.
다음에 제주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필히 삼성혈을 찾아가 보아야 하겠다.
<제주삼성혈과 제주도 3성(고, 양, 부) 씨족에 관한 시조 신화>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성로 22)
신비의 섬 제주에는 다양한 신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그 이야기는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우리에게 영감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신화는 바로 ‘삼성 신화’와 ‘설문대할망 신화’이다. 제주의 탄생과 얽혀있는 두 신화!!
두 신화와 그 전설이 얽혀져 있는 혼인지와 삼성형을 함께 보아야 하겠다.
삼성 신화 : 아득히 먼 옛날, 제주 땅에 세 신인이 한라산 기운을 받아 솟아 났다.
그들이 바로 제주 사람들의 시조 '고을 나', '양을 나', '부을 나'이다.
세 사람은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수렵 생활을 하며 살았다.
어느 날, '삼을 나'는 동쪽 바다(성산읍 온평리 바다)에 떠밀려온 나무 궤짝을 발견했다.
이를 신기하게 여겨 상자를 열어보니 벽랑국의 사신과 알 모양 옥함이 나왔다.
사신이 옥함을 열자 푸른 옷을 입은 세 명의 처녀가 나왔다.
사신은 ‘벽랑국의 공주를 삼신인의 배필로서 모시고 왔다’라는 말을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사신의 말대로 삼신인과 공주는 서로 짝을 정하였으며, 멀지 않은 연못에서 목욕재계하고 혼인을 올렸단다.
삼성혈은 삼신인이 탄생한 장소이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삼성 시조의 위패를 모신 장소, 삼성전을 만날 수 고,
이곳 안쪽에 삼신인이 한라산의 기운을 받아 솟아올랐다는 세 개의 지혈이 있다.
삼성혈은 부지가 넓지 않고 완만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가볍게 산책하는데 제격이다.
또, 공항과 가깝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 접근성이 좋다.(출처 : 다음까페 : 슬기로운 제주생활)
그런데 우연히 시간떼우기로 찾았었던 혼인지에서 환호와 아쉬움 2가지를 함께 격게 된다.
우연히 찾았었던 혼인지!!
그곳에서의 아쉬움이라면 우선 제주설화와 관련된 것이다.
이 혼인지와 삼성혈이야 말로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찾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제주 여행 경험상 여행사 상품으로도 2번 정도 다녀 왔었고, 개인적으로도 여러번 다녀 왔었지만 제주의 설화가 이런 것이 있었는지 진정 몰랐었다. 특히 여행사의 경우 시간이 남으면 상품끼워 팔기에만 몰두하였던 상업성을 떠나서 진정 제주를 알고 갈 수 있는 이런 곳을 추천해 주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또한, 공항에 비치된 관광안내 책자에서도 이런 곳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제주도청 문화관광과에 조치를 취하라도 연락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며 이글을 작성한다.
더불어 혼인지에는 관리직원이 한 분 계셨었다.
그 분은 우리에게 '마스크 착용하세요'하는 단 한마디만 했었었다.
심지어 내가 '이곳은 무엇하는 곳인가요??'라는 질문을 했었음에도 얼굴에 약간의 미소만 띄울뿐 아무런 응답이 없었었다. 본인이 힘들어 설명을 하지 못하겠으면 저 안내판이라도 읽어 보세요 하는 멘트도 못한다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다. 아무런 소명감 없는 근무자의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이건 아니다~~~"
전혀 뜻밖의 환호와 횡재는 '수국'이었다.
제주의 6월에는 한라산 철쭉만 알았었는데 바로 수국도 있었다.
수국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낙엽관목으로 '진심', '변덕', '처녀의 꿈' 등의 꽃말을 가졌다.
보통 수국은 하얀색에 가깝게 꽃을 피우기 시작해 밝은 파란색을 거쳐 보라색으로 변한다.
땅이 산성일 경우 파란색, 알칼리성일 경우 빨간색에 가까워지는 특성을 갖고 있어 토양 첨가제를 이용해 꽃의 색을 바꿔 키우기도 한다. 수국의 이런 특성을 잘 아는 제주 사람들은 예로부터 수국을 도체비 고장(도깨비 꽃)이라 불렀다.
꽃이 피며 색이 다양하게 변하는 것이 마치 변덕스러운 도깨비의 마음 같다는 것이다.
그런 수국이 혼인지 전체를 휘감듯 흐드러지게 핀 수국은 정신이 몽롱해 질 정도로 아름답게 피어 있었으니 이리 많은 수국관람을 난생처음 하게 되었다.
제주의 수국은 이 혼인지 말고도 여러곳에 서식하고 있다는데 이 혼인지를 제외하고는 꽃이 핀 곳을 보지 못했었다.
아마도 이 혼인지만의 기후조건이 수국의 개화시기에 딱 들어 맞았는가 하지만 같은 제주에서 조차도 다른 곳의 그것들은 꽃은 커녕 꽃 망울도 보지를 못했었으니 여기에 '제주 수국감상 명소'를 기록해 본다.
<제주 수국 감상명소>
1.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에서 안덕119센터까지 이어지는 수국 길과, 대정읍 안성리의 수국 길
2. 제주시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자리한 구좌읍 종달리 수국 길
3. 종달리 인근의 하도리, 김녕리, 산방산 자락인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남원읍 위미리
4. 서귀포시 대정읍에 자리한 송악산 둘레길
제주도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송악산은 오름 분화구 2개로 이뤄진 이중 화산체다.
바다와 인접해 경관이 빼어나고 지질학적 가치도 크다. 송악산 둘레엔 2.8㎞ 길이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는데, 출발점에서 1.6㎞ 정도 떨어진 전망대 옆으로 대규모 수국 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방산과 형제섬, 탄성이 절로 나오는 화산암 절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수국 군락지에 닿는다.
송악산 정상에서 가파도를 향해 뻗은 분화구 경사면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수국이 잘 가꿔진 정원처럼 보인다.
5.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내달 19일까지 수국축제를 연다.
제주 속 작은 제주를 표방한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는 수국정원과 수국올레길, 수국오름 등이 조성돼 있다.
6. 기타 :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과 미로공원으로 인기 있는 구좌읍 메이즈랜드, 동백정원으로 유명한 서귀포시 안덕면 카멜리아힐 등에서도 아름답게 잘 가꿔진 수국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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